서울역에 갈 일은 두 가지입니다. 기차 타러, 그리고 유즈라멘 먹으러. 미쉐린 가이드 별점 기준으로 3 스타는 일부러 찾아가는 맛집이라는데 유즈라멘이 딱 거기에 해당되는 집입니다. 한국에서 일본 라멘이 일반화된지는 오래되었는데 제가 독보적인 캐릭터라고 명명한 이유는 일본 라멘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이 집만의 강렬한 색깔을 아주 잘 입혔기 때문입니다.
주차 / 예약
이 집을 가실 때 고려할 점 두가지, 주차와 웨이팅입니다.
초기에 사람이 지금처럼 많지 않을 때는 가게 앞에 주차를 한 두대씩 하곤 했는데 지금은 단속이 수시로 뜬다고 합니다. 길 건너에 실로암사우나 주차장에 하시면 됩니다. 그리 멀지 않아서 크게 불편하진 않습니다.
웨이팅은 어마어마합니다. 점심은 11시 오픈이라 웨이팅을 피하기 위해 10:30분에 도착했는데 이미 한팀이 계시더군요. 이후로 계속 웨이팅은 늘어납니다.
주문은 미리 받지 않고 11시 정각부터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하고 주문서를 직원분에게 주시면 순서대로 입장안내 됩니다.
많아진 손님 탓에 바로 옆 별관에서도 영업을 하십니다. 반가운 소식이죠. 별관 앞에서 속절없이 기다리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별관도 본관에서 줄서서 주문을 하시고 안내받아서 가셔야 합니다.
웨이팅이 길지만 그래도 회전율이 좋기 때문에 참고 기다릴 만 합니다.
핵심 메뉴
라멘은 시오(소금)라멘, 쇼유(간장) 라멘, 쯔께멘(차가운 면) 등이 있고 매운 스타일도 가능합니다. 베스트 메뉴는 기본 시오라멘과 쇼유라멘이라고 합니다. 국물에 유자즙이 들어가서 유즈(유자) 라멘이라고 합니다. 독특한 국물을 만들어 냅니다.
이 날은 쇼유라멘을 시켰습니다. 비주얼은 시오와 쇼유가 비슷하고 육수만 다릅니다.
차슈가 들어가 있는데 이베리코 목살을 쓰신다고 합니다. 잡내가 전혀 없고 부들부들한 느낌에 서빙 전에 토치로 불향까지 입혀서 풍미가 훌륭합니다.
그동안 보았던 일본라멘과 다른 점은 먼저 국물이 맑고 시원하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돼지기름이 가득한 걸쭉한 느낌의 일반적인 돈코츠라멘 국물이 아니고 청량한 국물입니다. 국물 먼저 맛보시면 깊으면서도 깔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유자향이 가미되어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국물이 탄생한 것입니다.
면도 직접 뽑으시는데 쫀득하고 가는 면입니다. 그래서 면치기도 잘되고 술술 들어갑니다.
그리고 녹색의 루꼴라. 이태리 피자에 얹어 먹는 비싼 건 줄 알았는데 라멘에 들어가 있네요. 상큼한 맛이 배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죽순. 제가 일본라멘에서 싫어하는 부분이 바로 죽순입니다. 독특한 냄새를 만들기 때문에 다른 집에서는 빼고 먹는 데 이 집의 죽순은 어떻게 조리하셨는지 한국사람이 싫어할 만한 냄새가 전혀 없습니다. 사장님이 연구를 많이 하셨다는 게 표가 나네요. 나가다 보니 역시 일본 요리학교 졸업장이 벽에 붙어있네요. 사람은 배워야 합니다.
라멘이 너무 압도적이라 훌륭한 치킨가라아게와 교자가 평범하게 느껴질 정도 입니다.
분위기
본점 내부는 다찌석으로 되어 있어 이것마저 독특합니다. 드시고 계시면 바로 뒷줄에 웨이팅 손님이 앉아계시는 압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라멘 맛을 보면 다른 건 생각 안 나는 이곳.
2018년부터 다닌 이 집은 그야말로 다른 데서는 맛볼 수 없는 라멘집입니다. 사장님의 철저하고 끊임없는 연구와 분석으로 완벽한 메뉴라인을 만들어 내셨네요.
서울역에 볼 일 없어도 찾아가서 먹는 맛집, 유즈라멘입니다.
유즈라멘 만리동점
서울 중구 만리재로 217 (만리동1가 53-8)
place.map.kakao.com
070-4177-0365
서울 중구 만리재로 217
월-일 11:30-21:30 / 브레이크 타임 15:00-17:00 / 라스트 오더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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